와일드카드 전부터 '도장깨기'를 보여주며 결승에 오른 SK텔레콤 T1이 26일 오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정규 시즌 1위인 롱주 게이밍과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롤챔스) 서머 스플릿 결승전서 맞붙는다. 롱주 게이밍은 '칸' 김동하, '커즈' 문우찬, '비디디' 곽보성의 신예 선수들과 '프레이' 김종인, '고릴라' 강범현의 노련미가 더해지면서 창단 처음으로 롤챔스 결승 직행에 성공했다.
반면 정규 시즌서 충격의 4연패를 당하면서 가까스로 와일드카드 전에 진출한 SK텔레콤은 아프리카 프릭스와 삼성 갤럭시를 꺾었고 kt 롤스터와의 플레이오프 2라운드서는 역스윕의 드라마를 연출하며 극적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기세만 놓고 보면 SK텔레콤이 앞서는 상황. OGN에서 롤챔스 글로벌 해설자로 해외 팬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파파스미시' 크리스 스미스, '아킬리오스' 세스 킹, '애틀러스' 맥스 앤더슨은 오늘 열리는 결승전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 롱주와 SKT의 결승으로 결정됐다
▶ 맥스 앤더슨(아이디 애틀러스)=굉장히 기대된다. 롱주는 서머 시즌 앞두고 가능성 있다고 평가는 받았지만 물음표였다. 그렇지만 사람들에게 팀의 실력에 대해 증명했다. 롱주 게이밍에 대해 언급하고 싶은 건 OGN 등 무대 환경에 익숙해지면서 점점 발전했다는 것이다.
'커즈' 문우찬도 시작할 때 큰 물음표였지만 무대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결승전에 상대하는 팀인 SK텔레콤이 와일드카드전부터 플레이오프 2라운드까지 '멈추지 않는 전차'의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리프트 라이벌즈 이후 9연패(세트 기준)를 기록했지만 포스트시즌부터 쉽게 '도장 깨기'를 했다. SK텔레콤은 우리 모두 알다시피 큰 무대에 대한 경험이 많다. 큰 무대에서 경기를 하다 보면 압박감이 심하지만, SK텔레콤은 그 무대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다만 롱주 게이밍은 롤챔스 결승같이 큰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결과를 예측해보라고 한다면 큰 무대 경험이 없는 롱주 게이밍이기 때문에 예상하기 힘들다. 롱주 게이밍 선수 중 큰 무대를 경험한 선수는 '프레이' 김종인과 '고릴라' 강범현이다. 인터뷰에서 나왔지만 '프레이'는 팀의 정신적 지주이기 때문에 그의 비중이 클 것 같다. 경험 없는 선수들을 이끌고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페이커' 이상혁과 대결하는 '비디디' 곽보성은 정규 시즌서 굉장한 존재감과 '페이커'를 이길 정도의 피지컬을 보였지만 큰 무대 경험이 없다는 건 불안요소다. 결론만 놓고 보면 '프레이'의 역할이 클 것 같다.
▶ 세스 킹(아이디 아킬리오스)=딱히 kt, SK텔레콤 등 누가 올라와야 한다는 희망사항은 없지만 롱주 게이밍이 결승에 진출한 건 큰 의미가 있다. 정규 시즌서 롱주 게이밍은 SK텔레콤과 1승 1패를 기록했다. 그런데 2경기 만으로 정확한 정보를 얻기 힘들다. 당시에는 SK텔레콤이 슬럼프였다.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서는 bbq 올리버스에게 한 세트를 내줬다.
일단 SK텔레콤의 폼이 올라왔고 롱주 게이밍은 정규 시즌 이후 경기를 하지 않았다. 현재 어떤지 예측하기 힘들다. 롱주 게이밍의 장점은 와일드카드 전부터 치른 SK텔레콤의 플레이를 보면서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롱주 게이밍이 유리한 것은 상대 팀의 정보다.
▶ 크리스 스미스(아이디 파파스미시)=SK텔레콤이 kt 롤스터를 꺾고 올라온 것에 대해선 놀라운 부분이 아니다. 모두가 기대한 내용일 것이다. 지금 롱주 게이밍을 보면 2015년 스프링 시즌의 GE 타이거즈(현 ROX 타이거즈)를 보는 것 같다. 경험은 부족하지만, 기세로 치고 올라와서 사람들을 신나게 했다. 롱주 게이밍에는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많다. 그래서 결승전에 직행한 게 독이 될 수 있다.
- SKT가 4연패를 했을 때와 지금은 180도 달라졌다. 이유를 들자면
▶ 맥스 앤더슨=아무래도 패치와 밴픽이 컸다. 리프트 라이벌즈부터 SK텔레콤이 연패할 때 모습을 보면 전략과 밴픽을 잘 만드는 '꼬마' 코치의 선택에 이상한 부분이 많았다. 스플릿 푸시를 선택했지만 밴픽을 보면 밸런스에서 맞지 않았다.
특시 서포터인 '울프' 이재완이 룰루를 많이 꺼냈는데 그렇게 되면 스플릿 푸시이지만 서포터가 기동성이 적어지다 보니 들어가는 이니시에이팅을 하지 못하게 된다. 그렇지만 메타가 변한 뒤 선수들이 밴픽에서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경기를 보면 '페이커'의 주요 챔피언인 루시안과 카시오페아는 필수적으로 밴이 된다. 2개를 빼더라도 밴을 해야 할 챔피언이 많다. 밴픽에서 SK텔레콤은 제압당할 수 없는 경지에 올라갔다. kt도 밴픽에서 제약을 두려고 했지만 금지해야 할 챔피언이 많았다. 커브볼을 던졌지만 상대를 제압하지 못했다.
▶ 세스 킹=메타에 대한 늦은 적응이 컸다. 탱커 메타로 가는 시점에서 적응을 하지 못했다. 휴식 없이 달리다보니 피로도 쌓였을 것이다. 또 리프트 라이벌즈에서 LPL 팀에게 패하면서 심리적인 압박감도 심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일드카드 전부터 '도장 깨기'를 하면서 폼을 되찾은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
▶ 크리스 스미스=SK텔레콤이 9연패를 했을 때는 역사적으로 전무후무한 기록이었다. 조금 부진할 때는 있었지만 슬럼프가 긴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예전에는 3경기만 졌어도 '어떻게 된 거야'라는 말이 나왔을 것이다. 연패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가설을 세웠지만 게임 내적인 요소와 전략적인 부분이 합쳐지면서 연패의 폭풍우가 몰아쳤다. SK텔레콤은 리프트 라이벌즈 이후 슬럼프에 빠졌지만 한 발자국 물러서서 시간을 갖고 연습량도 늘렸다. 뭐가 잘못됐는지 알게 됐다. '울프' 이재완도 솔로 랭크를 열심히 하다 보니 챌린저 상위권까지 끌어올렸다. 시간을 갖고 본인의 단점을 고쳐가면서 연습량까지 늘리면서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SK텔레콤의 예전 폼을 되찾을 수 있었다.
- kt가 역스윕을 당했을 때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 맥스 앤더슨=가장 큰 이유는 멘탈이었다. 밴픽에서는 처음 2세트까지 갱플랭크를 꺼내드는 등 상대방에게 픽을 강요했다. 밴픽에서 우위를 점했고 3세트에서는 코르키를 상대로 탈리야를 꺼냈는데 상대적으로 약한 챔피언은 아니다. 카운터를 친 기록까지 있을 정도다.
하지만 '페이커'가 유난히 탈리야를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또 kt가 시비르라는 미스터리 한 픽을 선택했다. '데프트' 김혁규가 중국 무대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챔피언이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는 좋은 조합은 아니었다.
▶ 세스 킹=kt는 '피넛' 한왕호를 상대로 승률이 좋지만, '블랭크' 강선구를 상대로는 승률이 0%에 가깝다. '피넛'이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보니 역 이용해서 카운터를 친 뒤 스노우볼링을 굴릴 수 있지만 '블랭크'는 상대 심리를 역이용해서 카운터를 치는 플레이를 잘한다. 경기를 보면 '스코어' 고동빈이 '블랭크'에게 인베이드 카운터에 당하는 모습을 종종 보였다. 예전에는 팬들이 '벵기' 배성웅을 많이 찾았지만 지금은 '블랭크'를 찾는다. '블랭크'가 게임 보는 눈과 전략이 뛰어나다. SK텔레콤이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블랭크'의 활약이 컸다.
▶ 크리스 스미스=kt는 2세트까지는 밴픽에서 전략적인 우위를 점했다. 라인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능동적인 픽을 골랐다. 반면에 SK텔레콤은 상대의 카운터를 치는 수동적인 픽에 치중했다. 그래서 kt가 우위를 점했고 전략까지 통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갈리오를 상대로 갱플랭크를 선택한 건 똑똑한 전략이었다. 더불어 kt가 모두 승리한 2세트를 보면 칼리스타와 함께 쓰레쉬를 골라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 '마타' 조세형이 쓰레쉬를 잘했지만 단점은 상대 병력과의 거리가 멀 경우에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이 단점을 보완해준 게 칼리스타다.
- 결승 스코어를 예상해보자
▶ 맥스 앤더슨=예상치도 있고, 바라는 것도 있지만 먼저 예상을 하자면 SK텔레콤이 3 대 1로 이길 것 같다. 이건 예상이다. 만약 나한테 베팅을 하라고 한다면 다전제에 강한 SK텔레콤에게 걸 것이다. 그렇지만 롱주 게이밍이 3대2로 이겼으면 좋겠다. 그럼 최고일 것 같다.
▶ 세스 킹=원하는 것은 특정 팀을 응원하는 것보다 5세트까지 갔으면 좋겠다. 역스윕은 나오지 않겠지만 '승패승패'가 나올 것 같다. 스토리적인 부분으로 본다면 롱주 게이밍이 우승하는 게 좋지만 현실적으로 본다면 SK텔레콤이 3대1로 승리할 것 같다.
▶ 크리스 스미스=해설하는 입장에서 보면 팽팽한 경기가 나오면 좋지만 경험은 무시 못한다. SK텔레콤이 3 대 0으로 승리할 것 같다. SK텔레콤의 최근 폼을 살펴봤을 때 롱주 게이밍이 이길 거라고 예상하기 힘들다. 한국 리그를 보면 3 대 0 스코어도 많이 나왔다. 스프링 결승 때 보여준 SK텔레콤과 kt의 격차보다는 현재 SK텔레콤과 롱주 게이밍의 격차가 더 크다. 물론 틀렸으면 좋겠지만, SK텔레콤의 3 대 0 승리로 예상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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